비닐 라벨을 없애고 무(無) 라벨을 내세운 음료업계의 변화가 눈에 띈다. 비닐 라벨이 제거된 페트병은 분리수거 과정에서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재활용률을 높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친환경 포장 '무라벨 제품'
롯데칠성음료는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생수 '아이시스 ECO'를 출시하여 포장재 절감 효과는 물론 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와 기업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바가 인정되어 '롯데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았다. 아이시스 CEO는 지난해 약 1010만 개가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묶음 포장용에는 제품 정보가 담긴 병마개 라벨도 없애 100% 무라벨 제품을 출시했다.
또한 생수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라벨지를 없앤 '칠성사이다 ECO' 제품을 출시하였다.
또한 국내 1위 편의점 업체 BGF리테일(점포 수 기준)은 지난 2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는 실험을 하였다. 편의점 CU의 자체 브랜드(PB) 생수인'HEYROO 미네랄워터'의 페트병을 두르고 있는 비닐을 제거한 것이다. 생수의 양(500ml)과 가격(600원)은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CU는 모든 자체 브랜드(PB) 제품에 재활용 등급 표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HEYROO 미네랄워터는 제품 출시 직후인 3월 한 달간 팔려나간 생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4% 증가하는 놀라운 매출 결과를 보였다. 전체 생수 제품군 매출 증가율(22.6%)의 네 배의 가까운 수치다. BGF리테일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열풍의 결과로 보고 있다.
'가격과 품질이 엇비슷하다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비닐 업슨 생수가 히트상품이 되고 있다.
생수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친환경 용기를 적용해 출시한 5개 제품에도 소비자가 몰렸다. 생분해성 용기를 적용한 '쫀득한 마카롱'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2.2% 증가했다. 같은 용기에 담은 훈제란과 불고기 김밥, 치즈 에그 샌드위치의 매출 증가율 역시 해당 제품군 평균 증가율을 웃돌았고 화학물질이 들어간 종이컵 대신 무형광·무방부·무표백 크라프트 컵을 쓴 GET커피도 인기를 끌었다.
25일 환경부와 생수업계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오는 6월까지 라벨이 있는 생수병과 없는 생수병을 둘 다 허용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다 무라벨 생수병에 대한 최종 도입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앞서 환경부와 한국 포장재 재활용 공제조합은 최우수 등급 페트병에 재활용 분담금 50% 감면 혜택을 제공하며 최우수 등급 제품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 5일에는 전국에 최우수 등급 페트병 사용을 권장하는 공문을 배포하였다.
페트병의 재활용 비율 상승을 위해서는 몸체가 무색이고 재활용 과정에서 라벨이 쉽게 제거돼야 함에 따라 라벨이 떨어지지 않는 일반 접착제를 사용하면 안 된다.
특히 라벨링 된 페트병의 '재활용 최우수 등급' 획득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라벨 분리가 쉬워야 하며, 재활용 과정에서 풍력 선별이 가능하고 가성소다가 필요 없이 일반 상온의 물에서도 라벨이 쉽게 분리돼야 한다.
많은 기업들은 올바른 분리배출을 위한 투명 페트병의 사용을 늘리고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생수와 같은 음료뿐만 아니라 제과류의 완충재 역할을 하는 플라스틱을 종이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점차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포장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 무라벨의 묶음 포장된 스파클 워터를 주문했다.
라벨지가 없는 제품들이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소비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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